제목

(제3회, 복지부장관상)국민연금의 미래와 우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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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실

등록일

2007/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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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국민연금의 미래와 우리의 미래 고등부 보건복지부장관상 하정민 미래라는 개념 인간과 동물의 다른 점 중 하나는 바로 미래에 대한 인식 능력이다. 동물에게는 미래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하루 하루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사는 것이다. 동물에게는 ‘현재’만이 존재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그들은 오늘을 살면서도 내일을 생각하고 1년 후를 생각하고 노후를 생각한다. 바로 인간에게는 ‘미래’라는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자각하는 이상, 그들에게는 ‘현재’가 동물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즉, 현재는 그 순간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시간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내일 쉬기 위해서 오늘은 일을 하고, 언제 빈털터리가 될지 알 수 없으므로 오늘 남는 돈은 저금을 한다. 또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 오늘 열심히 공부한다. 이런 식으로 인간의 삶은 미래에 대한 자각에 의해서 진행된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미래는 제한되어 있다.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옛말에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의 삶이라는 길에는 예측하지 못한 장애물들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이런 장애물을 만나면 그걸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이 때, 그 장애물이 자신의 능력으로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사소한 것이라면 괜찮겠지만, 그것이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을 만큼 큰 장애물이라면 결국 파탄하게 될 것이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산업화, 공업화된 사회에서는 위험요소가 더 많아졌고 그 규모도 예전과는 달리 개인적으로 처리하기엔 너무 어려울만큼 커졌다. 부실 시공된 고층 빌딩, 누전사고, 도시가스 폭발사고,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배출되는 오염물질 같은 것이 그 예이다. 따라서 인간은 미리부터 이런 사고에 대비를 한다. 하지만 그 준비를 개인적으로 하기에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국가에서 대비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더 큰 규모의 대비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러한 제도가 바로 사회보장제도이다. 사회보장제도에는 의료보험, 노인복지제도, 국민연금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사회 보장 제도들이 이미 정착되어 시행되고 있다. 그에 비하면 우리 나라는 아직 복지 후진국인 상태이지만, 우리 나라 역시 복지 사회의 구축을 위해 자강불식하는 나라 중 하나다. 우리 나라가 앞으로 복지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바로 국민연금제도의 활성화이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대비한다는 기본적인 목표 아래,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국민이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런 국민연금은 사회보장제도 중에서도 중추가 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노후를 대비한 가장 안전한 방법 국민연금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그 필요성부터 자각해야 한다. 과연 국민연금이 오늘날의 사회에서 그토록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현대 사회가 핵가족화된 사회이기 때문이다. 핵가족 제도 아래 가족 구성원들이 갖는 효의식은 대가족제도의 그것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 사상과 교육이 서구화되어감에 따라 국민들의 의식이 철저히 개인화 되었기 때문이다. 개인화 된 인간은 부모가 노후를 맞아 생계를 스스로 이어갈 수 없더라도 쉽게 도와주려 들지 않는다. 노인들은 일할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게 된다. 가끔 뉴스에서 접하게 되는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사건은 우리 사회에 더 이상 자식들에게 의존해야만 살 수 있는 노인들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바로 이런 핵가족화의 폐해 때문에 국민연금이 필요하게 된다. 국민연금에는 이렇게 노후를 대비한다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있다. 그것은 크게 개인적 차원의 기능과 사회적 차원의 기능과 같이 두 가지로 나뉜다. 개인적 차원의 기능으로는 첫째, 사고나 재해를 대비할 수 있는 보험과 같은 기능이다. 국민연금은 꼭 일정한 나이를 넘지 않더라도 연금가입자가 사고를 당했을 경우 장애연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다. 둘째, 국민연금은 개인에게 심적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막연한 미래에 대한 걱정의 감소는 현재에 더 충실할 수 있게 해준다. 또 노후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지면서 부모와 자식간의 유대가 더 깊어질 수 있다. 부모는 자식에게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지 않아 떳떳하고, 자식의 입장에서도 괜한 걱정은 하지 않을 수 있어 부모를 편안히 대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작용은 나아가 세대간의 화합을 촉진시킨다. 국민연금의 사회적 기능으로는 첫째, 공적기금의 마련이다. 국민연금으로 모아진 돈은 국가가 추진하는 사업이나 기업체의 자본으로 쓰이게 된다. 그리고 일정한 이율로 되돌려 받는다. 이런 통화의 원활한 유통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 둘째, 소득 재분배 기능이다. 국민연금은 빈곤한 자와 부유한 자에게서 수령하는 연금의 차이가 납입한 보험료의 격차보다 적게 운영된다. 이는 소득 재분배를 직접 이뤄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살 것을 사회정의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소득 재분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특수층의 반발로 인해 소득 재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반발을 최소화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소득 재분배를 행할 수 있다. 이렇게 소득 재분배가 이뤄진다면 빈부간의 갈등도 보다 완화되고 나아가 사회 통합을 이룰 수 있다. 셋째, 진정한 복지사회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복지사회란 국민들이 의식주 걱정을 않고 여가도 즐기며 편한 마음으로 살 수 있는 나라를 말한다. 국민연금은 이런 복지사회의 조건 중에서 ‘편안한 마음’이라는 조건을 충족시켜준다. 행복하고 안정된 미래가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은 국민들이 마음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즉,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정신적인 복지국가를 성립하게 한다. 이 밖에도 국민연금제도는 시행중에 예상치 못한 기능들을 수행하기도 한다. 국민연금은 시행되는 방법에 있어서도 다른 어떤 사회보장제도 보다도 세밀한 구조를 갖고 있다. 우선 국민연금은 어떤 사람이 연금을 받을 당시의 물가를 고려하여 연금을 지급한다. 돈의 가치는 언제나 유동적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우리가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으로 저축이나 부동산 같은 방법을 택했을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물가를 고려해 줌으로써 국민이 당할 수도 있는 손해를 최소화한다. 그 다음으로 국민연금은 단순한 재산 소유의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노후를 맞기 전에 써버릴 위험은 없다. 즉 국민연금을 탈 수 있는 권리를 남에게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거나, 압류를 할 수 없다. 노후를 위해 어느 정도 재산을 모아두었다고 해도 비상시에는 써버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나라에서 철저히 관리되기 때문에 함부로 미리 쓰거나 끝낼 수가 없다.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 하겠다. 국민연금은 이렇게 다양한 기능과 특성을 지니고 있어 우리가 국민연금의 효능을 의심할 여지는 없다. 다만 우리가 연금제도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 라는 문제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 연금제도를 이끌어 나가느냐는 주체의 재량에 따라 국민연금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연금제도의 시행을 위해 우리가 기울여야 할 노력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국민들이 국민연금의 효용성을 인식하여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말 그대로 국민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종종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민연금의 시행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소득신고를 하는 과정에 있어서 일부 자영업자들은 비양심적으로 소득신고를 거짓으로 줄여서 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개인주의적인 행동은 우리 사회에서 연금이 정착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둘째,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신뢰를 갖게 해야 한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들 중 하나는 국민연금의 재정이 고갈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연금 납부 금액이 아직 너무 낮기 때문에 생겨나는 오해이다. 현재의 납부 금액이 적은 것은 국민연금 시행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2005년까지 연금의 납부율을 일정비율로 높일 계획이다. 5년마다 연금재정에 대한 장기전망을 하고 보험료율을 조정한다. 이렇게 운영하면 2050년에는 충분한 연금 재정이 확보될 것이라 한다. 그리고 만약에라도 국민연금 재정이 고갈되더라도 국민들에게 피해가 갈 일은 없다. 왜냐하면 국민연금은 국가가 존재하는 한 어떤 경우에라도 국가에 의해 유지되기 때문이다. 또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기금 사용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 납부된 연금이 어떤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가 하는 것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공개하여 투명성을 유지한다면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높아질 것이다. 셋째, 국민연금은 항상 고쳐지면서 시행되어야 한다. 우리 나라가 연금제도를 완벽하게 구축한 것은 그 기간이 얼마되지 않았다. 그에 비해 여러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연금제도를 시행해 왔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 과정을 거쳤다. 그들이 겪은 시행착오들을 무심하게 흘려 듣지 않고 그것들을 참고해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겪었던 일을 똑같이 되풀이 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우리는 늦게 시작한 만큼 착오를 줄여서 선진국들 못지 않게 기초가 단단한 연금제도를 만들 수 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현실을 파악하고 이에 부합하는 기능을 덧붙여 나감으로써 국민연금은 더 안전하고 튼튼한 제도로 성장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국민연금은 우리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기존의 것보다 더 효율적인 사회보장제도가 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국민연금이 걸음마 단계인 우리는 이제 국민연금이 제도화 되었다는데 만족할 게 아니라 앞으로 국민연금을 가꿔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흔히 국민연금을 미풍 양속인 ‘품앗이 정신’을 이어 받았다고 한다. 온 국민이 협동하여 각각의 노후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품앗이 정신을 계승한 국민연금은 우리들의 철저한 관심속에 복지국가로의 길을 제시해 주는 이정표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