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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석중학교 3학년 김해광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 인생은 60부터’
나는 가끔 내
이순(耳順)의 모습을 상상해보곤 한다. 내가 원하는만큼 행복을 누리며 남들 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지긋이 웃음을
지어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노인들의 현실을 보고 있자면 그것이 단순히 환상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은 착잡하기까지 하다.
이런 내가 살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이 근 30년간 고도의 경제 성장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쌓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느 선진국과 비교해 보았을 때 ‘복지국가’로서의 이름을 달기에는 복지수준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이미 육십을 넘긴
고령층의 노인들이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무료 배급 시설을 찾는 경우가 흔하며 심지어는 무료 배급 시설에서조차 수요에 따른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후원처가 없어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흔히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을 쓰곤 한다. 하지만
당장에 ‘인생은 60부터’란 말이 신빙성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작금의 현실에 이러한 말을 인용해본들 ‘빈곤한 삶을
60부터 시작한다’는 의미 이상으로는 해석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세계적으로 150여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국민연금제도’는 인생은 60부터라는 우리의 말을 실현케 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경제적 소득 능력을 가지고 있을 때 소득의
일부를 보험료로 납부했다가 일정한 사유로 인해 소득 능력을 상실했을 때 본인 또는 그 유족이 매달 연금을 지급받아 안정된 생활을 하게 해 준다.
물론 우리나라도 150여 국가 중의 하나이다. 무엇보다도 인간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해준다는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보장’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보장해준다는 것,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새옹지마의 인간지사에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은
국민연금제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헌데 내가 아는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대중의 눈길이 곱지만은 않다. 인터넷 신문을
보면 국민연금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국민연금제도를 당장에 폐지하라는 말은 적은 경우가 아니며 심한 경우는 보험료 납부하는 행위에
대해서 ‘돈을 떼어간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이러한 눈길에는 적지 않은 오해가 많은 것이 사실이고 잘못된 상식이나 고정관념 때문에
빚어진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결코 작지 않을 소득의 9%를 보험료로 납부하는 것이 부담이 크니 그 때문에 생긴 반감에 의한 것일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당장의 상황만 따지고 국민연금의 궁극적인 의의와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복지 선진
국가들의 경우 국민연금제도에 의해 납부하는 소득의 비중을 보면 12%에서 크게는 17%까지 우리나라에 비하면 훨씬 크다. 국민연금제도가 정말
국민에게 해가 되는 것이라면 150여 개의 국가가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을 리 만무하며 저만한 소득의 비중을 보험료로 낼 리가
없다
또한 정부가 주도하는 국민연금제도가 절대 국민에게 해가 되는 바를 행할 리 없으며, 국민연금 관리공단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국민연금제도를 적용 받고 있는데 제도의 허점을 노려 부당한 이득을 착취하려 할 리 없을 것이다.
지나친 낭설로 인해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필요 이상으로 강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적절한 비판과 수용을 거쳐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무작정 부정적인 견해를 가질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 국민연금제도를 성황리에 진행함으로서 큰
효과를 입증하였다. 다른 나라로부터 본 받을 만한 것을 본 받아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국민연금제도라는 나무를
대한민국이라는 땅에 옮겨심은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무가 이내 땅에 적응하지 못하고 난 뿌리에 잘디 잔 상처가 난 것이다. 나무에 하자가
있는지 없는지도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방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무가 땅에 해가 될지 득이 될지를 따지는 것은 심어본 뒤에 해도 늦지 않질
않은가? 더군다나 좋은 나무를 빨리 땅의 환경에 적응시키게 하고 상처를 아물게 하려는 생각은 않고, 부정적으로만 말하려는 고정관념은 고치고
국민연금제도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과연 국민연금제도가 가지고 있는
힘이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위에서 말했듯 안정된 노후를 보장해준다는 것이 다. 사회에서 노령화지수와 평균수명은 높아져가는데 반해 갈수록
출산율이 감소하고 핵가족화가 되어감에 따라 자신의 노후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제 2의 인생이라 일컬어지는 60세 이후를 생계유지에 급급하지
않고 여유로움과 안정됨을 보장해준다는 자체로 국민연금제도는 이미 든든함 그 자체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상이 발전해 나감에 따라
각종 재해나 사고에 대한 노출 수위가 높아져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리 차후의 상황에 대해 대비를 할 수 있고,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의 생활까지도 보장해주는 힘을 지녔다.
이 외에도 저소득자에게는 적은 보험료를 고소득자에게는 높은 보험료를 받아 납부한 정도에
따라 많고 적게 되돌려 주거나 실제로 다시 돌려줄 때에는 그 차이를 줄여 시장에 의한 소득재분배를 통해 너무 급속한 경제성장 때문에 발생한
우리나라의 큰 문제점 중의 한 가지인 ‘빈부격차’를 해소하는데 큰 힘을 지닌다.
이러한 국민연금제도의 힘은 가깝게는 우리의 생활에 든든한
지원자가 되고 보호막이 되며 크게는 사회적으로 극빈층을 해소하고 각 소득계층의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따라서 우리는 이를 믿고 진정
우리나라에 맞는 안정적인 국민연금제도가 정착하기까지 뒤에서 밀어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적절히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즉, 나라와 제도에 대한
‘믿음’을 굳게 가져야 한다.
공자가 말하기를 자신은 60세에 이르러 진리를 터득했다고 한다. 비단 60세에 이르러 진리를 터득하는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모든 인간에게 있어서 60세는 깨우침의 순간이고 그 깨우침의 순간은 진정한 인생의 시발점인 것이다. 야구는 9회말
2아웃이 가장 재미라고 한다. 다들 늦었다고 말하는 그 순간을 잘 해낸다면 충분히 화려한 결과를 장식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인생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남들이 다 늦었다고 말하는 60세에 그 이전에 차곡차곡 쌓아논 국민연금을 통해 안정되고 윤택한 생활을 통해 진정 화려한
드라마를 장식하는 것이다. 물론 그 드라마는 ‘자신’과 ‘국민연금’이 공동 주연으로 출연한 드라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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