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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제2회, 초등부 우수상) 노후생활과 국민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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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장지영 |
작성일 |
2003.08.20 |
조회수 |
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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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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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생활과 국민연금 초등부 우수상 장지영
우리 동사무소에는 자연동물원이
있습니다. 심심할 때면 토끼랑 닭이랑 칠면조를 보기 위해 동사무소에 갑니다.
오늘은 할 일도 없고 심심하기도 해서 동사무소를
가니 사회복지과 아저씨께서 “얘야, 잠깐만 이리 오렴” 하시기에 무슨 일인가 뛰어가니 ‘국민연금제도 안내’라는 책자를 한 권 주시며
잘 읽어보고 글짓기를 한 번 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가끔 TV에서 ‘국민연금이 나라를 세우는 길이다’라고 광고가 나오는데 ‘무엇이 나라를
세워준다는 거지?’하고 생각해 볼뿐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이해하지 못하였었는데 그 책자를 보니 국민연금제도에 대해 자세히 나와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엄마께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조사하러 다니시는데 저녁에 들어오시면 한숨을 쉬곤
하십니다. “엄마, 힘드세요?” 하고 물으면 엄마께서는 힘이 드는 것이 아니고 안타까운 일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나이 드신
노인 분들이 살아갈 방편 없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발도 제대로 안 떨어지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은 할 수
없고 도움받을 곳도 마땅히 없어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기만 하다고 하셨습니다.
며칠 전에
엄마께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조사하러 가실 때 따라 간 적이 있습니다. 방학이라 혼자 있기도 심심해서 엄마께 함께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조금 망설이시더니 “그래, 지영이도 배울 점이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따라 오렴” 하셔서 엄마 뒤를 신나게 따라갔습니다. 처음에는
마냥 재미있더니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한참 걷자 다리가 아파 왔습니다. 갈수록 허름한 집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동네에 저런 집이 다
있었나 싶게 쓰러져 가는 집도 있었습니다. 작은 텃밭이 있는 조그만 집에 도착했습니다. 방안은 어두컴컴하고 이상한 냄새가 났습니다.
“할머니, 계세요?” 하고 엄마께서 부르시니 부스럭거리며 허리가 굽으신 할머니가 나오셨습니다. “어떻게
오셨수?” 하며 쉰 목소리로 물어보셨습니다.
“네, 동사무소에서 나왔어요. 사시는 것은 좀 어떠세요?” 하고 엄마께서
여쭈어 보시니 할머니께서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들어가니 할아버지께서 누워 계셨습니다. 나는 왠지 방에 들어가는 것이 꺼림직했습니다. 괜히
따라왔나 하는 후회도 조금 들었습니다. 엄마와 할머니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고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기도 하셨습니다. 자식이 셋이나 있는데 어디
사는지도 모르고 거의 찾아오지도 않고 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께서 노동일을 하여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셨는데 당뇨병에 걸리셔서 지금은 일을 하실
수가 없고 할머니께서는 허리와 다리가 아프셔서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교회에서 무료로 임대해 주어 아픈
허리로 텃밭에서 농사를 조금 지어 생활하시며 교회에서 쌀이랑 돈을 조금 주고 있어 겨우 살아가고 계시나 너무 힘들어 생활보호신청을 하였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생활보호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심사를 받으셔야 하는데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힘든 모양입니다. 소식도 제대로 모르는 자식 때문에
생활보호자로 보호받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가 너무 불쌍해요.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했더니 “그래 도와드리고 싶구나. 사무실에 들어가서 조사를 해봐야겠어” 하셨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가슴속이 이상하게 울렁거리고 답답해왔습니다. 엄마께서도 노인들께서 어렵게 사는걸 보니 마음이 아프셨던 것 같았습니다.
며칠 전에 보았던 국민연금제도 안내 책자가 생각났습니다. ‘그래 국민연금이 바로 이거야’
국민연금이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젊으셨을 때 있었더라면 지금 저렇게 힘들게 생활하지는 않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민연금제도가 1988년부터
시행되었다고 하는데 정부에서 왜 그렇게 늦게 시작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누구라도 나이 들어 힘들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만은 괜찮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민연금이란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못하고 돈을 못 벌게 될 때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사고로 다치거나 병을 얻어 장애를 입거나 목숨을 잃게 되었을 때도 본인이나 그 가족이 평생동안 국가로부터 연금을 받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께서 20년 후에 노인이 되었을 때 아파서 누워 계시면 어떻게 해야되나 걱정이 되었지만
국민연금제도를 알고 나니 저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께서 “지영아, 엄마 아빠가 늙어서 아파도 국민연금제도가 있어 걱정 없단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나니 마음속에 있는 걱정이 씻은 듯이 다 없어졌습니다.
앞으로 모든 사람들이 늙어서 노후생활이
당당하고 항상 웃음꽃 피는 가정이 되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국민연금제도가 굳게 자리잡아 모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제 소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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