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3회, 최우수상)행복의 이어달리기
작성부서
홍보실
등록일
2007/04/16
조회수
2430
내용
 
 
행복의 이어달리기
초등부 최우수상 송하정


새로운 희망, 새로운 기쁨
“우체붑니다. 등기 왔어요~”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에 외할머니가 현관문을 여셨습니다.
편지봉투를 받아 들고, “국민연금관리공단? 근데 최정례. 내 이름이네. 무슨 일이지?”하고 놀라시는 것이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병원에 계시면서, 병원비가 많이 들어 시골 과수원과 밭을 팔아 병원비를 내야 했고, 외할아버지가 들어 놓으셨던 개인 보험마저 다칠 때 보상을 해 주는 상해보험이었기 때문에, 간경화라는 병으로 46세의 나이로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는 하나도 도움을 받지 못하셨습니다. 외할아버지 나이가 젊으신 이유는 외할머니보다 네 살이 연하이셨기 때문이고, 우리 엄마를 20년 동안 고이고이 길러주신 훌륭하신 분이라는 것을 나중에 엄마에게 듣고 알았습니다. 외할아버지 장례를 치른 후 혼자가 되신 외할머니는 서울 우리집으로 오셔서 함께 사셨는데, 늘 말이 없으시고, 가끔 제게 “능력이 없어 우리 손주 용돈도 하나 못 주는 할미가 미안하다....”라고 말씀 하셨는데 그럴 땐 무척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더 나이들기 전에 양로원으로 가시겠다고, 하나 있는 딸 힘들게 하기 싫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듣고, 엄만 화를 내시곤 하셨습니다. 사실, 은행원인 아빠가 요즘 감원 바람이 분다며 퇴직하면 무얼 해야 하나 하고 고민을 하시는 것을 자주 뵈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도 외할머니가 아무것도 도와주질 못하고 오히려 짐만 된다는 생각에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고, 친할아버지, 친할머니께도 미안해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문득, 외할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문득, 외할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농사를 짓느라 늘 힘드셔도 항상 책을 가까이 하고, 농사를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던 선비같은 우리 외할아버지. 그런 외할아버지 생각에 나도 이렇게 보고싶고 가슴이 아픈데 외할머니는 얼마나 보고싶어 힘드실까 생각하면 정말 잘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편지 봉투를 뜯어 보시고 한참 동안 그 내용을 읽고 또 읽어보던 외할머니 얼굴이 환하게 해바라기 꽃처럼 밝아지는 것을 보고, 참 정말 오랜만에 보는 할머니의 미소라 덩달아 반가워서, “외할머니, 뭐에요? 무슨 얘기예요? 저도 알려주세요.” 하고 졸랐더니 “이제 할미도 우리 손주 과자도 사주고 책도 사주고, 그럴 수 있겠다. 그 동안 용돈주는 네 애미한테 미안해서 버스비 아끼려고 외할아버지 산소도 자주 못 갔는데, 이젠 외할아버지 산소도 자주 갈 수 있겠구나.” 그렇게 말씀하시곤 계속 흐뭇하게 웃으시더니 금새 눈물이 글썽글썽해 지셨습니다.

“처음엔 외할아버지가 국민연금 든다고 했을 때, 농사짓는 사람이라 돈도 없는데 무슨 국민 연금을 드냐고, 그건 도회지 사람들이나 드는 거라고 외할아버지를 타박했는데, 이제 보니 이 할미가 생각이 짧았구나. 외할아버지가 할미한테 선물을 주셨다. 평생 월급봉투 한번 받아보고 살아 본 적이 없어서 월급봉투 한번 받아보는게 소원이라고 넋두리처럼 그랬는데 이제 국민연금에서 할미 소원을 들어주는구나. 외할아버지가 들어놓은 연금 때문에 매달 13만원씩 월급처럼 할미한테 유족연금을 준다는구나.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던 돈인데 이제 살았구나 싶다.” 갑자기 외할머니는 마구 기운이 나시는 듯 했습니다. 처음 보는 외할머니의 행복한 웃음에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그 순간, 국민연금? 국민연금이라.... 그게 뭘까? 갑자기 국민연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를 켜고 검색을 했습니다. 조금 어려운 말들이 많았지만, 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질문을 했더니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평소에 일정액을 저축하는 형식으로 보험료를 납부하여 모아 두었다가, 나이가 60세가 되거나, 갑작스럽게 사고나 병으로 돌아가시거나, 장애를 입어서 소득활동이 중단 되었을 때, 즉 돈을 벌 수 없을 때 본인에게나 가족에게 연금을 지급함으로써 생활을 다시 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사회복지제도”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 소리를 듣고 손뼉을 쳤습니다.

와! 이런 제도가 있었구나, 이렇게 좋은 제도를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사회복지제도, 언젠가 신문에서 읽은 기억이 났습니다. 선진국에선 국민들이 사회복지제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서 정부와 국민이 하나가 되어 제도가 잘 정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국민연금제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민연금 통지서를 받으면, 왜 내가 이 돈을 내야 하냐고 항의를 하거나 외면을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애를 입었을 땐 장애연금이 나오고, 60세가 넘으면 지급되는 노령연금, 그리고 사망했을 경우는 유족연금이 나와서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겐 생활안정자금까지 적은 이자로 대출을 해준다는 것과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은행이나 보험회사에서 취급하는 금융상품인 개인연금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것, 물가가 오르면 물가변동률이라는 것에 따라 변동률을 조정해서 실제물가대로 연금을 지급한다는 것을 알고 나면 모두 처음엔 남의 일처럼 여기던 사람들도 그때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너도나도 가입을 한다는 것입니다.
전 바로 아빠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빠! 얼른 국민연금에 가입하세요! 아빠는 국민연금이 어떤 제도인지 얼마나 좋은 제도인지 모르시죠? 제가 알려 드릴까요? 외할아버지도 국민연금에 드셨던 거 아세요? 그래서 외할머니가 유족연금을 타신대요.” 급한 마음에 정신없이 아빠에게 말씀을 드렸는데, 아빤 아주 여유 있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빤 국민연금제도가 처음 시행되던 88년도부터 가입했단다. 나중에 아빠와 엄마나 늙어서 일을 못하게 되면 그때 국민연금이 아빠 엄마를 책임져 줄거거든. 자식에게 부모를 부양하게 하는 부담은 주고싶지 않다. 그리고 국민연금으로 젊었을 때처럼 계획된 노후의 생활도 해 나갈 수 있단다. 또 하나 무엇보다 요즘같이 사고의 위험이 많을 때, 그 위험에 아빠가 노출 되어서 잘못되었을 때,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건 연금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 그렇기 위해선 지금처럼 부지런히 일을 해서 저축을 해야겠지?” 꼭 우리 선생님처럼 말씀하시던 아빠의 말씀이 생생합니다.

외할머니는, 국민연금을 받으시면서부터 다시 예전의 그 씩씩하고 밝은 모습으로 돌아 오셨습니다. 며칠 전엔 국민연금공단에서 외할머니에게 드린 두 달치 연금으로 가뭄극복성금을 내고 오시면서, 더불어 서로 서로가 도우면서 살아가는 세상이 가장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빠 월급 명세표를 받으면, 늘 국민연금으로 나가는 돈은 눈 먼 돈 같다면서 투덜대던 엄마도 이젠 저축하는 것 같다며 뿌듯해 하십니다.

우리 가족에게 국민연금은 또 하나의 새로운 희망이 되었고, 새로운 기쁨이 되었습니다. 진주에 계시는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도 노령연금으로 생활비 걱정없이 사니 우리 걱정 말라며, 외할머니한테 잘해드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몇 십년이 지나 우리들이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되어도 국민연금만 있다면 걱정없는 노후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니 그렇게 든든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없기를 간절히 빌었습니다.
국민연금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외할아버지, 사랑해요. 하정이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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