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2회, 초등부 우수상) 어둠 속의 작은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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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7/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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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2회, 초등부 우수상) 어둠 속의 작은 빛 작성자 김정효 작성일 2003.08.20 조회수 161 파일 어둠 속의 작은 빛 초등부 우수상 김정효 국민연금제도가 1988년에 시작하여 어렵고 힘든 과정을 지나 전 국민이 연금에 가입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는 돈이 생기면 잘 보관하기 위해서 기분좋게 은행에 저축은 하면서도 국민연금도 일종의 저축인데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우리 집도 마찬가지였다. IMF로 아빠가 다니시던 회사는 어려워지고, 거기다 아빠의 건강까지 나빠지셨다. 그래서 엄마가 일을 하셔서 생활비도 벌고, 집안 일도 모두 맡게 되어 많이 힘들어 하셨다. 그러던 중에 우리 집에도 국민연금 가입통지서 나왔다. 국민연금에 낼 돈 액수가 찍혀 있었다. 엄마는 사정해서 연금을 조금만 내기로 했다. 그 후 연금납부지로용지를 받을 때마다 엄마는 한숨을 쉬는 것이었다. “IMF 때문에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연금을 내라는 거야.” 그러던 어느 날 엄마와 나에게 국민연금의 필요성을 알게 해주는 일이 생겼다. 여느 때 같이 엄마는 일을 하고 계셨는데 갑자기 엄마 친구가 울면서 전화를 하셨다. “우리 오빠가 갔대.” 엄마 친구의 오빠는 이제 겨우 마흔세 살인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니...... 출근길 차를 타고 가는데 차가 빗길에서 미끄러져 낭떠러지로 구른 것이다. 아저씨는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저씨에게는 내 동생과 같은 열 살 그리고 일곱살 먹은 어린아이가 있다고 하셨다. 가족들은 슬픔 속에서 아저씨를 보내드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도 모르고 장난치며 웃고 있는 어린 두 아이와 아주머니만 남게 되었다. 울고 또 울다가 아주머니는 아이와 살 궁리를 하며 몸을 움직여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 연락하니 뜻밖의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다. “민근씨는 앞으로 10만 원씩 매월 유족연금을 받아 가실 수 있습니다.”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많지도 않고, 오랜 시간동안 연금을 넣지도 못했는데 아저씨가 돌아가셔서 유족연금을 받게 된 것이다. 살아갈 길이 막막했던 그 집에 작은 희망이 된 것은 바로 유족연금이었다.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엄마에게 전해 들으면서 국민연금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난 갑자기 연금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겼다. ‘꼭 숨을 거두어야만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걸까?’ 엄마에게 여쭤보니 엄마는 그게 아니고 60세부터 돈이 나오는 노령연금, 장애를 입었을 경우에 나오는 장애연금을 비롯해서 그밖에도 연금의 종류가 더 있다고 하셨다. 연금은 나이가 많이 들어 일을 할 수 없는 노인, 장애를 입었거나 가족을 잃은 분들에게도 큰 힘이 되어주는 것 같다. 계속해서 연금을 넣는 것은 좀 힘들지만 나중에 연금의 덕을 볼 때면 지금까지 넣은 돈이 아깝지 않고 연금을 넣음으로써 편안하고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처음엔 연금을 넣는 것을 어려워하시던 엄마도 이 일이 있은 후 부터는 연금을 꼬박꼬박 잘 내셨다. 그러고 보니 작년 겨울에 외할아버지와 삼촌, 이모, 엄마가 나눈 대화가 생각난다. “아버지, 춥지는 않으세요? 저희가 용돈이라도 좀 넉넉히…….” 그러자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니다. 내 나이가 몇 살이냐 70이 넘었어. 연금이 나오지 않느냐. 용돈은 필요 없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연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엄마 친구의 오빠가 돌아가신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 덕분에 난 연금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연금은 어려운 사람에게 힘이 돼 주는 것 같다. 마음이 힘들고 지쳐서 어두울 때 어디서 나타나 작은 희망을 주어 환하고 기쁘게 하고, 또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꼭 필요한 작은 빛 같은 것 말이다.